펌) 길가던 아주머니를 본순의 심정...

2026-07-05 06:53 |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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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입고 다니던 바지와 옷을 버렸다.

방금 아내와 함께 냉면을 먹으러 광명사거리에서 걷던 중이었다. 아내와 이런 날씨엔 냉면을 먹어줘야 된다고 하며, 담소를 나누던 중이었다. 우리 두 걸음 앞에는 아주머니가 한분 걸어가시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지듯 쓰러지시더라. 순간 온갖 생각을 했다. '아 이거 사고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것일 수 있기에 일단 몸부터 바로 세워 드리면서 눕혀드렸다. '아 운동을 좀더 했어야했나, 생각보다 무겁구나.'라는 생각이 그 와중에 들더라. 길 한복판이었다.

아내에게 119 신고를 맡기고, 아주머니 호흡흘 확인 후 나는 바로 옆 옷가게로 들어가 휴지, 물티슈 요청과 함께 도와달라고 하였다. 앞으로 넘어지시면서 앞머리 측면에서 피가 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손과 옷에도 피가 묻어 있더라. 그걸 닦아내고 싶었다. 이 와중에도 이기적이게 나를 챙기고 있다. 앞에는 생명이 위독한 사람이 있는데 말이다.

순간
CPR 해야하나까지 생각하며, 아 이거 제대로 못해도 문제지만, 잘 해도 뭔가 문제 생기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다행히 호흡이 정상이고, 눈은 깜빡이시며 말은 어눌하지만 분명 의식이 있음을 확인했다. CPR을 안해도 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새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있었는지 몰랐다. 신경쓸 틈이 없었다. 일단 호흡에 방해되는 것들을 제거하기로 했다. 옷에 단추를 풀어드리고 옆에 계신 아주머니 도움을 받아 복대를 풀어드렸다.

혹시나 혈당이 떨어져서 그러신가 쓰러지신 아주머니께 말을 건냈다. 혹시 저혈압, 고혈압, 당뇨, 혈당 관리를 하시느냐 물었지만 당연하게도 대화가 이어지진 않는다. 일단은 혹시 모르니 주변에 사탕 가지신거 있느냐 묻고 달라고 했다. 물론 사탕을 받고 나니 먹일 순 없겠더라. 누워있는 채로 먹다 기도가 막히면 어떡하냐. 나는 그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없다. 사탕 요청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구급차는 언제 오지?

아내가 지연이 되고 있다고 내게 전달한다.
이곳은 주말만 되면 붐비는 광명사거리다. 옆에 전통시장으로 인해 지나다니는 차량이 많아 그럴 것이다. 나 또한 주말에는 이곳에서 차를 끌고 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봤다. 전문의가 적힌 의원 간판이 보인다.
일단 뛰어 올라갔다. 도와달라. 사람이 쓰러졌다. 구급차가 지연되고 있다. 한걸음에 같이 달려가 주시더라. 근데 그 사이 구급차도 도착해 있다. 도움 요청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물론 어느정도 도움이 됐을거라 생각한다. 구급차가 더 늦게 왔으면 그만큼 리스크가 커지니, 나는 그 리스크를 제거 해야만 했다.

구급대원분께 상황을 설명하고, 이제 가보셔도 좋다는 대원분의 말을 끝으로, 인계를 마쳤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이게 끝인가 생각이 들었다. 뿌듯하고 후련하다리는 감정 보다 이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라. 바닥에 떨어진 물티슈를 집어들고 내 손의 피를 닦아냈다. 옷의 오염을 확인했다. 검은 옷이라 다행이었다.

냉면은?

일단 우리의 목적지는 냉면이긴 하지.
정신이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가. 잘 조치 한건가? 이젠 모르겠다. 손을 씻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나는 비냉"이라고 아내에게 나즈막히 말하고, 그저 화장실로 갈 뿐이었다.

손을 씻었다. 옷을 물로 적셨다.
그래도 남아있는 이 찝찝함은 기억이 씁쓸한 것일까, 옷이 오염돼 씁쓸한 것일까. 손은 깨끗해졌는데 말이다.

물냉면의 맛도, 비빔냉면의 맛도, 만두의 맛도 온육수의 맛도 느껴지지 않는다. 차가운 물이 제일 강렬했다. 몸속 안을 씻어내는 기분이랄까. 집으로 가자.

그렇게 나는 방금의 찝찝함을 잊기 위해, 잘 입고 있던 옷과 바지를 버렸다. 기억을 버리고 싶은 것일지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 뿌듯함을 자랑하려 쓴 글이 아니다. 좋은 일 했다고 자랑하기 위함도 아니다. 짧은 순간 안에 생각을 하고 결정내리고 행동을 취해야 했던 그 순간을 머리에 담고 싶었고, 나의 이중적 행태를 지적하고 싶음이라.

삶은 늘 선택적이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며, 결과는 어떻게든 나온다.

난 오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을진 모르나, 벌어지는 행동에 대한 책임은 지고 싶지 않았고, 결과는 잘 입던 옷을 하나 버렸다. 멀쩡한 옷을 잃어 물질적으로는 손실이 있었으며, 심적으로는 흔들림이 생겼다. 또한 시간도 잃었다. 충격이었으리라. 얻은 것은 없다. 물론 무언갈 바라고 한 행동도 아니다. 그저 몸이 먼저 움직였을 뿐.

아마 갑자기 더워진 여름 더위에 이 일이 발생했을거라 짐작을 한다. 하여 더위를 조심하라는 말을 끝으로 이 모자란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건강 조심. 그리고 헬스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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