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스트가 회사를 좀 먹는다...
나 귀신 보이는데 어디 가서 미친놈 소리 들을까봐 입 다물고 사는데 오늘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심정으로 써봄
일단 내 눈이 좀 특이함 (다른 감각 기관들도 노이즈처럼 다른게 센싱되는데 눈이 좀 심함)
일곱 살 때 원인 모를 고열로 며칠 앓다가 죽다 살아났는데 그때 시신경이 어떻게 된 건지 뇌가 맛이 간 건지 가끔 세상이 다르게 보임
이게 24시간 귀신이 보이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감정이 격해지거나 본성이 드러나는 순간에 그 사람 본체가 겹쳐서 홀로그램처럼 보임
병원도 가봤는데 눈엔 이상 없다더라 그래서 그냥 남들보다 예민한 센서 하나 더 달고 산다 생각하고 무시하고 삶
근데 회사 생활 10년 넘게 하면서 데이터가 쌓이니까 확실한 게 하나 있음
사람들은 직장 내 빌런 하면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를 걱정하는데 내가 볼 때 진짜 조직을 암세포처럼 괴멸시키는 건 자기애성 인격장애 바로 나르시시스트들임
진짜 쏘패는 희귀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나르시시스트는 팀마다 꼭 하나씩 박혀서 멀쩡한 직원들 피를 말려 죽임
이 나르시시스트들은 영적인 형상 자체가 일반인이랑 아예 구조가 다름
보통 사람은 영혼이 몸 안에 꽉 차서 은은하게 빛나는데
나르시시스트는 속이 텅 비어 있는 찌그러진 깡통 같음
가슴 한가운데 뻥 뚫린 시커먼 구멍이 있는데 그게 블랙홀처럼 주변 에너지를 미친 듯이 빨아들임
제일 기괴한 건 입구조임
평소에 자기자랑 하거나 남 지적질 할 때 보면
물리적인 입은 웃고 떠드는데 그 사람 본체 뒤에 아귀처럼 턱이 빠진 거대한 입이 하나 더 보임
그 입이 쉴 새 없이 뻐끔거리면서 주변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관심이랑 감정을 걸신들린 것처럼 주워 먹음
저번에 회의실에서 팀원 하나 붙잡고 가스라이팅 하는 걸 봤는데 진짜 토할 뻔했음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하면서 조곤조곤 말하는데
그 나르시시스트 입에서 끈적거리는 검은 타르 같은 액체가 줄줄 흘러나옴
그게 바닥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상대방 발목부터 타고 올라가서 온몸을 칭칭 감아버림
듣고 있는 팀원은 점점 표정이 흙빛으로 변하고 눈에 초점이 나가는데
나르시시스트는 그 팀원이 괴로워하거나 자기한테 복종하는 기색을 보일수록
가슴에 뚫린 구멍이 메워지면서 얼굴에 묘하게 붉은 광채가 돌음
남의 생기를 연료로 태워서 움직이는 기계 보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진짜 소름 돋는 건 얼굴 가죽임
가만히 보면 사람 피부가 아니라 마네킹처럼 번들거리는 고무 가면을 뒤집어쓴 것 같이 보임
눈코입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가면 위로 억지로 그려놓은 표정 같음
특히 눈이 제일 무서운데
사람 눈동자가 아니라 텅 빈 유리구슬 박아놓은 것처럼 아무런 생기가 없음
가끔 멍하니 있을 때 보면 그 고무 가면이 얼굴에서 흘러내려서
그 속에 있는 시뻘건 근육 덩어리가 보일 때가 있는데 진짜 꿈에 나올까 무서움
지금 옆 부서에도 하나 있는데
지나갈 때마다 썩은 물 고인 웅덩이 냄새가 확 남
그냥 요즘따라 그런 인간들이 많아지고 기운이 점점 세져서 끄적여봤음
혹시 또 뭔가 특이한 거 보이면 그때 다시 오던가 학교다닐 때나 회사와서 봤던 것들 다음에 썰 풀어보던가 할께
출처 : 블라인드